주류여행

칵테일의 베이스: 진, 럼, 보드카, 위스키, 데낄라, 브랜디

프랜프린스 2023. 12. 8.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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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의 베이스가 되는 다양한 증류주, 스피릿
칵테일의 베이스가 되는 다양한 증류주, 스피릿

 

 

칵테일은 여러 재료들이 혼합되어 전체적인 맛, 풍미, 색상을 나타내지만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기본 바탕이 되는 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이스는 크게 '증류주'와 '양조주'로 나눌 수 있는데 시중에 있는 알코올 도수 20% 이상의 술은 대부분 증류주이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칵테일이 만들어지고 있으므로 증류주를 중심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맥주, 와인, 청주, 사이더, 니혼슈와 같은 양조주도 증류를 거치면 증류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칵테일의 베이스, 스피릿(Spirit), 증류주

스피릿이란 곡물, 과일 등을 발효한 술을 증류하여 알코올 도수를 높인 술로서 증류주라고도 합니다. '증류'란 술을 구성하고  있는 알코올과 물의 끓는점의 차이를 이용해 두 성분을 분리하는 제조방법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알코올은 끓는점이 78도여서 물보다 낮고 휘발성이 강하기 때문에 먼저 기체가 되어 날아갑니다. 이 기체를 분리해 차갑게 식히면 알코올이 다시 액체로 변하게 되는데 이 과정을 거쳐 원재료의 진액만 담긴 높은 도수의 술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증류를 거듭할수록 물과 원재료의 함량이 줄어들어 순수한 알코올에 가까운 술만 남습니다.

진, 럼, 보드카, 위스키, 데낄라, 브랜디. 이 6가지의 술이 바로 증류주, 스피릿입니다. 색깔에 따라 화이트 스피릿과 다크스피릿으로 구분되는데 화이트 스피릿은 스테인리스 통에서 짧게 숙성하거나 아예 숙성을 하지 않은 무색투명한 술입니다. 이에 반해 다크스피릿은 오크통에서 오랜 기간 동안 숙성시킨 갈색빛의 술입니다.

-화이트 스피릿: 진, 화이트럼, 데낄라 실버, 보드카, 일본소주

-다크 스피릿: 위스키, 브랜디, 다크럼, 데낄라 아네호

 

칵테일의 왕, 진(Gin)

진은 증류한 술에 주니퍼베리와 각종 향신료, 허브의 향을 입힌 술로 섬세한 풍미와 강렬한 향이 인상적입니다. 가장 숙취가 적은 증류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17세기 중반 네덜란드인들이 통풍, 요통 등에 대한 치료제로 주니퍼베리를 첨가한진, 즉 '쥬네바'를 마셨고 이것이 영국 런던으로 넘어가 현대 진의 한 종류인 '런던 드라이 진'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유럽연합의 기준에 따르면 진은 '자연적인 향신료로 맛을 낸 증류주로서 주니퍼베리의 향미가 두드러지는 술로 37.5도 이상으로 병입 되어야 한다.'라고 되어있으며 미국의 기준은 최소 도수 40도 이상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울창한 소나무 숲에서 피톤치드를 한가득 마시는 것과 같은 청량함을 안겨주는 진은 상온의 진과 냉각한 진의 맛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두 가지다 마셔보기를 권합니다. 

 

 하얀 도화지같은 술, 보드카(Vodca)

보드카는 과인, 감자, 호밀 등을 발효시켜 만든 술을 증류해 여과과정을 통해 제조되는 술입니다. 무색, 무취, 무미에 가깝기 때문에 명확히 정의하기가 어렵지만 어떤 음료든 보드카만 더해주면 순식간에 칵테일로 변신시킬 수 있는 도화지 같은 술입니다. 완성 뒤 부재료를 넣지 않고 여과과정까지 거치기 때문에 순수한 알코올에 가까운 맛이 나며, 한국의 소주와 유사합니다. 하지만 소주에는 인공적인 감미료와 조미료 등 첨가물이 들어가 있습니다.

보드카는 물을 의미하는 러시아어 '보다(Voda)'에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는데, 그래서 러시아가 보드카의 원조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폴란드도 9세기부터 보드카를 만들었다고 주장하여 두 나라가 모두 자신이 원조라고 법정 싸움까지 갔으나 매번 무승부로 끝났다고 합니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건 원조 싸움이 있었다고 하니 정말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남미, 대항해시대, 해적, 남자의 술, 럼(Rum)

유럽의 선원들이 신대륙을 발견하고 정복하던 대항해시대에서 식민지시대에 이르기까지 잘 나가던 해양국가들의 술이었던 럼은 설탕의 원재료인 사탕수수에서 설탕을 만들고 남은 부산물과 당밀을 증류해 만들어집니다. 럼의 어원에 대해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하는데 영국의 옛 속어로 소란, 혼란을 의미하는 'Rumbullion'의 앞글자를 땄다는 설, 네덜란드 선원들이 쓰던 술잔인 rummer에서 따왔다는 설, 라틴어로 '한번 더'를 의미하는 iterum의 뒷글자를 땄다는 설 등이 있습니다.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첫 번째 설이 가장 유명합니다. 남자다움을 강조하고 싶은 날에 럼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오랜 역사와 오크통의 매력, 위스키(Whisky)

양주 하면 바로 떠오르는 단어, 바로 '위스키'입니다. 프랑스의 코냑, 중국의 마오타이와 함께 3대 명주로 꼽히는 술이며 위스키의 종가 스코틀랜드 외에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다양한 위스키를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한때 싱글몰트 위스키 붐이 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보리, 호밀, 옥수수 등의 곡물을 발효 및 증류한 술을 오크통에 숙성시켜 만드는 술로 나라마다 사용하는 곡물과 숙성방법이 달라서 맛의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합니다. 위스키의 어원은 '생명의 물'이라는 의미를 가진 스코틀랜드어 '우스게 바하'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위스키 중에서도 스코틀랜드에서 생산되는 위스키를 '스카치위스키'라고 하는데 가장 중요한 재료가 바로 보리입니다. 보리를 수확한 후 물에 불려 싹을 틔우고 건조 및 분쇄과정을 거쳐 사용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재료를 '몰트(맥아)'라고 부릅니다. 위스키의 두 나라 스코틀랜드와 미국의 위스키를 재료별로 분류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스코틀랜드: 몰트위스키(몰트만 사용), 그레인위스키(여러 곡물 혼합), 블렌디드 위스키(몰트위스키+ 그레인위스키)

-미국: 버번위스키(옥수수 함량 51% 이상), 라이 위스키(호밀), 위트 위스키(밀), 콘 위스키(옥수수 함량 80% 이상)

 

정열적이고 이국적인 멕시코의 술, 데낄라(Tequika)

다음날 머리가 깨질듯한 엄청난 숙취를 안겨주는 데낄라는 블루 아가베(한국어로 '용설란', 선인장과의 풀)를 증류하여 만드는 멕시코 전통주입니다. 멕시코인들은 3세기부터 그들의 전통 아가베 발효주인 '풀케'를 생산해 왔고 16세기 멕시코를 식민지로 삼은 에스파냐인들이 증류기술을 이용해 풀케를 증류해서 먹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데낄라의 시작입니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적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멕시코 법령으로 규정된 특정 5개 지역, 데낄라 시티에서 블루 아가베로 만들어진 술만 데낄라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고 인삼, 도라지 등의 스파이시한 향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어렸을 때 영화를 보다가 주인공들이 술을 마시고 손등에 있는 소금을 찍어 먹던 장면이 나왔을 때 그 강렬한 인상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들도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바로 그 술이 '데낄라'였던 것입니다. 

 

고급스럽고 우아한 과일의 에센스, 브랜디(Brandy)

브랜디는 포도, 사과 체리 등 각종 과일의 발효주를 증류한 술입니다. 은은하게 달콤한 포도향을 필두로 여러 과일의 향미와 꽃향이 우러나오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장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술입니다. 네덜란드어로 '태운 와인'이라는 의미의 브란드벤(Brandewijn)에서 유래했습니다. 대표적인 포도 브랜디는 바로 '코냑'입니다. 화이트 와인을 증류하여 오크통에 2년 이상 숙성한 술을 말하는데 프랑스의 코냑지방에서 만들어야만 코냑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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